백김치, 왜 이렇게 인기일까?

맵지 않은 김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바로 백김치입니다.
고춧가루가 거의 들어가지 않고, 국물이 맑고 시원해서 밥 반찬은 물론 국처럼 떠먹기에도 좋고,
라면·수육·찐만두와 함께 먹으면 입안이 한 번에 정리되는 느낌이 들죠.
흔히 이렇게 고민합니다.
- “집에서 하면 왜 국물이 탁해질까?”
- “절였는데도 배추가 물러져서 금방 숨이 죽어요.”
- “맛은 있는데 시원함이 부족한 느낌…”
이번 레시피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.
- 알배추 사용 + 정확한 절임 비율
- 다시마 육수 + 찹쌀풀로 잡은 국물 맛과 질감
- 과일·고추씨·향채소 조합으로 만든 깊은 향과 시원함
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볼게요.
🔹 1. 알배추 선택이 반이다 – 어떤 배추가 백김치용일까?
백김치는 알배추(알배기 배추) 를 썼을 때 가장 맛이 좋습니다.
- 크기가 너무 크지 않고
- 속이 꽉 차 있으면서도 잎결이 부드럽고
- 밑동이 지나치게 두껍지 않은 것
이런 배추를 고르면 절였을 때도 아삭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.
▶ 기본 기준(4포기 기준)
- 알배추 4포기 총 약 3kg 내외
- 겉잎에 상처나 벌레 먹은 부분이 많지 않은 것
- 밑둥이 단단하되 지나치게 굵지 않은 것
큰 배추 1~2통으로 하는 것보다
알배추 여러 포기로 담는 편이 담그기도, 나누어 먹기도 훨씬 편합니다.
🔹 2. 절임이 모든 식감을 결정한다 – 천일염 + 뉴슈가 비율
백김치 절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
소금과 뉴슈가 비율, 그리고 시간입니다.
🧂 절임용 비율 (알배추 4포기, 3kg 기준)
- 천일염 : 종이컵 1컵 + ½컵 정도 (중간에 위에 한 번 더 뿌릴 용도 포함)
- 뉴슈가 : 약 ½스푼
여기서 뉴슈가는 단맛을 내기 위한 용도만이 아니라,
절일 때 배추의 쓴맛과 매운맛을 부드럽게 정리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.
절이는 순서
- 배추 손질
- 포기를 반으로 갈라 1포기 → 2등분.
- 밑동을 살짝 V자로만 정리하고, 너무 과하게 잘라내지 않습니다.
(너무 많이 제거하면 나중에 속재료가 잘 고정되지 않아요.)
- 배추에 소금 뿌리기
- 커다란 통에 배추를 켜켜이 쌓으면서
사이사이에 천일염을 골고루 뿌려줍니다. - 맨 밑 포기, 속 부분, 잎 사이까지 소금이 들어가야 골고루 절여집니다.
- 커다란 통에 배추를 켜켜이 쌓으면서
- 뉴슈가 소량 추가
- 배추 전체에 가볍게 한 번 뿌려줍니다.
- 과하게 넣으면 단맛이 도드라질 수 있으니 약 ½스푼 선이 적당합니다.
- 배추를 세워 절이기
- 뿌리 쪽이 아래로 가도록 세워두면
밑동으로 소금물이 잘 스며들어 뿌리 부분까지 균일하게 절여집니다.
- 뿌리 쪽이 아래로 가도록 세워두면
- 절임 시간
- 총 약 5시간 전후
- 처음 2시간 30분 정도: 세워둔 상태로 절이기
- 이후 2시간 30분 정도: 배추 전체가 소금물에 잠기도록 눕혀 절이기
- 총 약 5시간 전후
중간에 1~2번 정도 위·아래를 바꿔 뒤집어주면 더 고르게 절여집니다.
절여졌는지 체크하는 방법
- 줄기 부분을 살짝 구부려 봤을 때
‘툭’ 부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휘어지면 OK - 너무 흐물거리지 않게,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지는 상태가 가장 좋습니다.
절임이 끝나면
- 흐르는 물에 가볍게 한두 번만 헹구고,
- 너무 짜지 않은지 소량 떼어 맛을 본 뒤,
- 물기를 충분히 빼서 준비합니다.
🔹 3. 백김치의 생명, 국물 베이스 – 다시마 육수와 찹쌀풀
국물이 맛없으면 백김치는 그냥 “흰 김치”일 뿐입니다.
이 레시피의 핵심 포인트는 다시마 육수 + 찹쌀풀 조합입니다.
3-1. 다시마 육수 만들기
📌 재료
- 다시마 큰 장 1장 (약 50g)
- 물 적당량 (배추 4포기 기준, 추후 총 3컵 분량 국물에 쓰일 만큼 넉넉히 끓이기)
① 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어 끓이기
② 물이 끓기 시작한 후 약 5분 정도만 더 끓입니다.
③ 너무 오래 끓이면 다시마 특유의 떫은 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
“짧고 굵게” 끓여 향과 감칠맛만 뽑아냅니다.
④ 완전히 식힌 뒤 체에 걸러 맑은 육수만 사용합니다.
3-2. 찹쌀풀로 부드러운 국물 만들기
📌 재료
- 찹쌀가루 2스푼
- 물 종이컵 1컵
① 냄비에 찬물을 붓고 찹쌀가루를 풀어준다.
② 덩어리 없이 잘 풀어졌으면 약한~중간불에서 끓이기 시작.
③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주면서
농도가 살짝 걸쭉해질 때까지만 끓인다.
④ 완전히 식혀 사용.
찹쌀풀은 너무 많이 넣으면
국물이 탁해지고 끈적거릴 수 있으므로
**“걸쭉함을 살짝 더해주는 정도”**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.
🔹 4. 백김치 국물 양념 – 시원함과 단맛, 감칠맛의 황금 비율
이제 잘 식힌 다시마 육수 + 찹쌀풀을 베이스로
백김치 국물 양념을 만듭니다.
📌 기본 구성 (알배추 4포기 기준)
- 다시마 육수 + 물 섞어서 총 3컵 분량
- 멸치액젓 : 종이컵 ½컵
- 소주 : 약 반 컵 중 ⅓~½만 사용 (술 냄새는 날아가고 잡내만 잡아주는 용도)
- 뉴슈가 : 약 ½스푼
- 찹쌀풀 : 앞에서 만든 것 중 적당량
여기서 중요한 것은 간과 단맛의 밸런스입니다.
- 다시마 육수와 물을 섞어 3컵 정도 준비합니다.
- 여기에 멸치액젓을 넣어 기본 간을 맞춥니다.
- 소주를 소량 넣어 잡내를 정리합니다.
- 뉴슈가를 조금 넣어 단맛과 풍미를 더합니다.
- 마지막으로 찹쌀풀을 조금씩 섞어 농도와 부드러움을 조절합니다.
👉 맛보기 포인트
- 너무 짜지 않고,
- ‘조금 싱거운가?’ 싶은 정도여야 합니다.
배추 자체에도 이미 소금이 배어 있고,
과일·채소에서 나오는 단맛과 감칠맛이 더해지기 때문에
처음부터 세게 간 맞추면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짜질 수 있습니다.
🔹 5. 향과 깊이를 더하는 속재료 준비
백김치에서 속재료는 단순히 배추 사이를 채우는 장식이 아니라
국물 맛을 설계하는 핵심 요소입니다.
📌 대표 속재료
- 무 ¼통(약 500g) – 큼직하게 썬 채소용
- 사과 1개
- 배 1개
- 쪽파
- 홍고추 (색 포인트용)
- 마늘
- 생강
- 고추씨
- 대추(선택)
5-1. 과일 손질
- 사과, 배의 껍질은 벗기지 않고 사용합니다.
(껍질에도 향과 영양이 있기 때문) - 2~3mm 두께의 도톰한 편으로 썰어
소금물(물 + 천일염 약간) 에 잠시 담가 갈변을 막습니다.
이 과일들은
- 속재료로 사용되면서
- 숙성되는 동안 국물에 은은한 단맛과 향을 더해 줍니다.
5-2. 마늘·생강·고추씨 망 사용하기
마늘과 생강, 고추씨는 그대로 넣어도 되지만
망(주머니) 에 넣어 사용하는 방법이 훨씬 좋습니다.
- 마늘·생강을 편썰기 또는 굵게 다지기.
- 고추씨와 함께 주머니(면포·망)에 넣어 묶습니다.
- 주먹으로 한 번 꾹 눌러 향이 조금 올라오게 준비.
이렇게 하면
- 국물을 따라 마실 때 입에 알갱이가 걸리지 않고
- 오래 두고 숙성해도 국물이 텁텁해지지 않으며
- 청량감 있는 향만 쏙 뽑아낼 수 있습니다.
🔹 6. 백김치 담그기 – 포기 사이를 채우는 방법
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
본격적으로 알배추 포기 사이를 채워 담을 차례입니다.
- 깨끗이 절여 헹군 알배추의 물기를 최대한 뺀 후,
포기 하나를 들고 잎 사이를 살짝 벌립니다. - 잎 사이사이에
- 무 조각
- 사과·배 편
- 쪽파
- 마늘·생강 약간
- 홍고추 조각
을 고르게 끼워 넣습니다.
- 겉잎으로 살짝 싸듯이 감싸
속재료가 너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정리합니다. - 김치통 바닥에 무·쪽파·과일 조각을 조금 깔고,
그 위에 속을 채운 배추 포기를 차곡차곡 세워 담습니다. - 마지막으로
- 남은 무 조각
- 사과·배
- 홍고추
- 대추 등
을 위에 올려 장식 겸 향을 더합니다.
- 준비해 둔 백김치 국물을 골고루 부어줍니다.
- 포기 전체가 잠길 정도로 넉넉하게 붓는 것이 좋습니다.
🔹 7. 숙성 과정 – 언제부터 먹는 게 가장 맛있을까?
백김치는
- 바로 담갔을 때는 단맛·향은 좋지만 익은 맛이 부족하고,
- 너무 오래 두면 풍미가 떨어지고 시어지기 쉽습니다.
📌 숙성 가이드라인
- 실온(서늘한 곳)에서 1일 전후 두어
김치 국물에 약간의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시점까지 숙성합니다. - 이후 김치냉장고 또는 냉장고로 옮겨
온도를 낮춰 천천히 익혀줍니다. - 3~4일 정도가 지나면
국물은 시원하고, 배추는 아삭하면서도 적당히 익은 시점이 됩니다.
맛이 가장 좋을 때는 사람마다 다르지만,
대체로 담근 뒤 4~7일 사이를 많이들 선호합니다.
🔹 8. 실패 없이 담그기 위한 체크포인트
- 국물이 탁해질 때
- 찹쌀풀을 너무 많이 넣었거나
- 마늘·고추씨 등을 그대로 풀어 넣었을 가능성이 큽니다.
→ 찹쌀풀은 최소한만, 향이 강한 재료는 망에 넣어 사용하세요.
- 배추가 금방 물러질 때
- 절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
- 너무 높은 온도에서 절였을 때 그럴 수 있습니다.
→ 배추는 “탄력 있게 휘어지는 정도”까지만 절이고, 그 이상은 피합니다.
- 짠맛이 강해졌을 때
- 처음부터 국물 간을 센 편으로 맞췄을 가능성이 큽니다.
→ 물을 약간 더 타서 희석하고,
다음 담글 때는 액젓 양을 10~20% 줄여 보세요.
- 처음부터 국물 간을 센 편으로 맞췄을 가능성이 큽니다.
- 단맛이 과하게 느껴질 때
- 뉴슈가 또는 과일을 과하게 넣었을 수 있습니다.
→ 설탕 대신 뉴슈가를 조금만 쓰는 편이 깔끔한 단맛을 내는 데 유리합니다.
- 뉴슈가 또는 과일을 과하게 넣었을 수 있습니다.
🔹 9. 백김치 활용법 – 그냥 먹기 아까운 국물까지 싹싹
- 국수 말아 먹기
- 잘 익은 백김치 국물에 소면이나 중면을 삶아 헹군 뒤 말아 먹으면
별도의 육수 없이도 여름 냉국수 같은 느낌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.
- 잘 익은 백김치 국물에 소면이나 중면을 삶아 헹군 뒤 말아 먹으면
- 수육·보쌈 곁들임
- 기름진 고기에 백김치 한 포기 올리면
입안이 바로 리셋되는 느낌이 납니다.
- 기름진 고기에 백김치 한 포기 올리면
- 아이 반찬
- 맵지 않아 아이들도 잘 먹기 때문에
나박나물처럼 잘게 썰어 밥 위에 얹어줘도 좋습니다.
- 맵지 않아 아이들도 잘 먹기 때문에
- 해장용으로
- 전날 과음한 다음 날 아침,
차가운 물 한 잔 대신 백김치 국물을 한 국자 떠 마시면
속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.
- 전날 과음한 다음 날 아침,
마무리 – 집에서도 ‘줄 서서 먹는 집’ 느낌 내기
백김치는 재료가 조금 많고 과정이 길어 보여도
한 번만 제대로 만들어 보면 “아, 이래서 맛집 백김치가 맛있는 거구나”
감이 딱 오게 됩니다.
- 알배추 고르기
- 절임 시간과 비율
- 다시마 육수
- 찹쌀풀 농도
- 과일·향채소 조합
- 국물 간 맞추기
이 여섯 가지만 기억해 두면
집에서도 얼마든지 맑고 시원한, 줄 서서 먹는 집 스타일 백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.
이번 겨울, 김장김치만 담그고 끝내지 말고
한 통만이라도 백김치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세요.
밥이 잘 안 넘어가는 날,
속이 답답한 날,
손님이 갑자기 오시는 날,
투명한 국물에 잘 익은 알배추 한 포기만 꺼내도
상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질 거예요.